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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에서 배추김치 담그기
    Romantic Kitchen 2016. 6. 3. 05:52

    김치가 똑! 떨어졌다.
    작년 겨울에 담근 내 인생 최초의 배추김치를  맛있게 싹싹 비우고
    드디어 두 번째 배추김치를 담가야 할 때가 왔나 보다.

    작년에는 처음이라 자신이 없어서 절임배추를 주문해다가
    양념만 발랐었는데,
    내 김치 인생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절이기부터 직접 해 버릇 해야 할 것 같아
    이번에는 생배추를 직접 절여 사용해보기로 했다.

    여름이라 배추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살림은 지금 공급하지 않는다고 하고,
    자연드림은 주문을 받는단다. 자연드림에서 6포기 각 2700원에 주문했다.

    이렇게 망 1개에 한 포기씩 들어있다.

    겉껍질을 떼어내고 칼집을 반쯤 넣어 손으로 찢으니
    쫙~소리와 함께 갈라진다.
    (이때가 참 좋다.ㅎㅎ)

    속이 나름 알차네.
    김치 담글 때는 속이 너무 꽉 찬 것이 별로라고 한다.
    하얗고 두꺼운 줄기 부분에 절임 물이나 소금이 잘 들어가지 못 해서
    오히려 좀 덜 찬 배추가 김치 담그기에 좋다고...
    (맞다, 맞아. 직접 절여보니 100% 공감이다.)

    배추 뿌리 부분이 생각보다 두툼해서 칼로 적당히 도려내었다.

    배추 절이는 곳이 어디냐면....
    바로 화장실이다.
    샬럿네 집은 베란다의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김치를 씻고 절일 장소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절인다는...

    배추를 물로 씻는다.
    샤워기가 짱이네!!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잠깐 빼고,
    이미 반으로 잘려있는 배추를 다시 반으로 자른다.
    배추 절이기가 처음이라 잘 절여질지 고민이 되어 1/4조각으로 잘라
    절이기로 결정했다.

    대야에 물을 반쯤 부어놓고
    굵은소금을 한 컵 넣은 후 손으로 휘~휘저어 녹인 후
    1/4로 잘라놓은 배추를 3~4개 퐁당 넣고 5분 정도 있다가
    절인 통에 넣고 굵은소금을 속대(하얀 부분) 위주로 챱챱챱 뿌려준다.

    혼자 담그다 보니 이 부분의 사진이 없다.

    샬럿은 큰 대야가 없어 김치통에 소금물에 담근 배추를 넣고 소금을 뿌린 후
    저렇게 뚜껑을 덮어 놓았다.
    6포기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담아보니 겨우 2통밖에 되질 않는다.
    다 절여지면 더 줄어들텐데...ㅠㅜ 

    양이 너무 작은 것 같아 겉잎 떼어낸 부분에서 쓸만한 아이들을 다시 추려
    세척 - 소금물 샤워 - 소금 치기를 한 후 절인 통에 합류시켰다.

    4~5시간 정도 지나서 문을 열어보면 물이 많이 차있고
    좀 부드러워진 모습이 보인다.
    이제, 아래위를 바꿔줄 차례다.
    통 옆에 대야를 놓고 배추를 몽땅 다 꺼낸 뒤(물은 그대로 둔다)
    맨 위에 있던 아이들부터 골라 김치통 바닥에 놓는다.

    이렇게 아래위를 바꿔준 뒤
    좀 더 잘 절여지라고 통안에 들어갈만한 사이즈의 접시와 밥그릇을 준비해
    사진과 같이 뒤집어 넣고
    뚜껑을 닫아준다.
    뚜껑을 닫으면서 눌러주기 때문에 한결 더 잘 절여지니
    참고하셨으면...^^

    다시 4시간 정도 지나면
    이제 가볍게 씻고 물을 빼줄 차례다.

    뚜껑을 열어보니 잘 눌러져 맛있게 절여진 모습이다.
    작년에 구입한 절임배추와 비주얼이 비슷하다.
    다행이다.

    배추를 잡고 하얀 속 대부분을 구부려보아 부드럽게 휘어지면
    잘 잘 여진 것이라고 한다.
    대충 휘어보니 잘 된다.ㅎㅎ
    좋았어. 힘이 난다.

    다시 대야에 담고 물을 뿌려 소금기를 가볍게 헹궈준다.
    정석대로 하면 3번 씻어주는 것인데,
    배추를 조금 뜯어 씹어먹어본 결과 살짝 싱거워서
    한 번만 헹궈주었다.

    소쿠리에 속 부분이 아래를 향하도록 뒤집어 놓는다.
    그래야 물이 잘 빠진단다.
    -절이기 끝-

    [배추김치 양념 만들기]

    물이 빠질 동안 배추김치 양념을 만든다.
    배추김치는 찹쌀 풀을 쑤어야 맛있다.
    찹쌀 풀을 쑬 때 육수를 사용하면 감칠맛이 더해져 더 맛있다.^^
    냄비에 물을 두 컵 넣고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우려낸다.
    다시마를 건져내고 거품기를 오른손에 잡고 왼손으로 찹쌀가루를 투하하는 동시에 거품기로 막~막~휘휘 저어서 멍울을 풀어준다.
    계속 휘휘 저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되직해지는 느낌이 오는데 그렇게 계속 휘휘 저어주다가 불을 끄고 식히면 끝이다.

    쉽네!

    고춧가루, 멸치 액젓, 새우젓, 찹쌀 풀, 마늘 다진 것, 양파, 무채, 매실진액을 섞어주면 양념 끝이다.
    다만 무채와 양파는 먼저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주어야 색이 곱게 나온다.

    밤 12시에 이렇게 준비해 놓고 혼자 양념을 발랐다.
    역시 내 친구는 휴대폰이다.
    재미있는 영상 틀어놓고 들으면서 치덕치덕~양념을 바른다.

    참고로 양념은 많다 싶을 정도로 넉넉하게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샬럿은 사진 속에 보이는 정도로 양념을 만들었는데 정말 모자라서 김치 담그다가
    양념 한번 더 만들었다.  배춧속을 바를 때도 넉넉하게 발라야 김치가 싱겁지 않고
    맛있다.

    만약 김치 속이 남는다면 비닐에 잘 싸서 냉동해 두었다가
    깍두기 담거나 찌게 양념으로 사용하면 좋다.
    (맛있음^^)

    이랬던 절임배추가...

    쨘!!! 이렇게 변했다.
    배추 6통으로 김치를 담그니 겨우 한통 나오더라.
    양이 좀 허무했지만 그래도 맛있게 담가져서 정말 다행이다.

    겉껍질 양념 발라 마지막 맨 꼭대기에 척척척~올려놓았다.
    맛있게 익어라~ 맛있게 익어라~~비나이다 비나이다.^^

    이렇게 담아놓고 상온에서 이틀 숙성시켰다가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배추김치 맛 후기
    이틀 숙성 후 먹어본 결과 김치가 맵지 않고 쬐금 싱거웠다.
    예상치 못한 맛이라 엄청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이게 웬일!
    3살 루시가 김치 김치 하면서 엄청 맛있게 잘 먹는다.
    6살 루비도 별로 안 매워서 좋다며 밥 먹을 때마다 찾는다.
    남편도 맛있는데~하며 잘 먹는다.

    정말 다행이다.

    더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들어 더 맛있어진다는 것이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있을 저와 같은 김치 초보 여러분들!!
    걱정하지 마세요. 숙성되면 맛있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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